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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 버려진 저택이 감춘 100년의 비밀. 리엄과 에밀리는 이번에도 평범한 주말 탐험이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폐병원, 유령 마을, 버려진 학교까지 둘러봤던 그들이었다. 하지만 1920년대 이후로 아무도 들어가지 않았다는 숲속의 숨겨진 저택 이야기는 너무나 매혹적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 집의 전설을 속삭였다. 폭풍우가 몰아치던 어느 밤, 주인 가족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그 후로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다고. 저택은 저주받은 땅이라 불렸고, 세월 속에 길마저 사라졌다는 것이다.

몇 시간 동안 빽빽한 숲을 헤매던 중, 그들의 손전등 불빛이 안개 사이로 무언가 인공적인 것을 비췄다. 이끼에 덮인 돌기둥이었다. 그리고 곧 그 뒤의 거대한 집이 모습을 드러냈다. 창문은 깨져 있었고, 지붕은 세월의 무게에 주저앉았지만, 저택은 여전히 위엄을 잃지 않은 듯했다. 리엄이 불안한 미소를 지었다. “찾은 것 같네.” 에밀리가 셔터를 눌렀고, 사진기의 소리가 숲속에 울렸다. 무겁고 오래된 나무문이 반쯤 열려 있었고, 바람에 삐걱거리며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에밀리가 숨을 고르고 문을 밀었다. 오래된 나무가 신음하듯 소리를 냈고, 낡은 벨벳과 축축한 나무 냄새가 흘러나왔다. 안으로 들어서자, 시간이 멈춘 듯한 거대한 현관이 나타났다. 천장에는 먼지가 잔뜩 쌓인 샹들리에가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고, 벽에는 갈라진 틈 사이로 초상화들이 걸려 있었다. 정중한 옷차림의 사람들이 마치 아직도 그곳을 지키는 듯한 눈빛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 집은 숨을 죽이고 있는 것 같아.” 에밀리가 속삭였다. 리엄의 손전등이 긴 복도를 따라가다가 장미 무늬가 새겨진 커다란 이중문 앞에서 멈췄다. “같은 생각하고 있지?” 그가 문손잡이를 잡고 밀었다.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고, 그 안을 본 순간 두 사람의 심장이 멎었다.

무도회장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했다. 먼지가 가득했지만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의자들은 식탁에서 살짝 밀려나 있었고, 쟁반 위에는 유리잔이 그대로 올려져 있었다. 구석에는 그랜드피아노 한 대가 놓여 있었는데, 건반 하나가 눌린 채로 멈춰 있었다. 에밀리는 카메라를 들어 사진을 찍으며 중얼거렸다. “사람들이 갑자기 사라진 것 같아.” 손전등 불빛이 벗겨진 벽지와 금빛 장식을 스치며 반짝였다. 두 사람은 피아노 쪽으로 다가갔다. 악보가 여전히 올려져 있었고, 표지에는 ‘영원의 왈츠(The Waltz of Forever)’라고 적혀 있었다. 리엄이 건반을 살짝 눌렀다. 낮고 먼 울림이 방 안을 떠돌았다. 마치 과거의 속삭임 같았다. 근처 테이블 위에는 오래된 샴페인 잔이 놓여 있었고, 내용물은 사라졌지만 잔은 깨지지 않았다.

그 옆에는 은쟁반 하나와 함께 작은 회중시계가 있었다. 표면에는 ‘C.W.’라는 이니셜이 새겨져 있었다. “이 집 주인은 꽤 부자였던 것 같네.” 리엄이 낮게 말했다. “아니면 마음이 부서졌던 사람일지도 몰라.” 에밀리가 대답했다. 그녀는 벽 한쪽의 그림이 약간 비뚤어진 것을 발견했다. 그 아래 벽지는 불룩하게 부풀어 있었다. 리엄의 심장이 빨라졌다. “같이 들어보자.” 그들은 무거운 초상화를 벽에서 들어 올렸다. 수십 년간 쌓인 먼지가 흩날렸다. 그 뒤에는 작은 나무문이 있었다. 틈새로 바람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에밀리가 침을 삼켰다. “설마 들어가려는 건 아니지?” 리엄이 미소 지었다. “이걸 보려고 온 거잖아.” 그가 손잡이를 돌렸다. ‘딸깍’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그 문은 나선형 계단으로 이어졌다. 아래로 깊게 내려가는 계단은 뱀처럼 꼬여 있었고, 그곳에서 나온 공기는 차갑고 오래된 종이 냄새와 초 왁스 향이 섞여 있었다. 리엄이 앞장서서 한 걸음씩 내려갔다. 손전등 불빛이 어둠을 가르며 길을 비췄다. 계단 끝에는 작고 밀폐된 방이 있었다. 그곳은 놀라울 만큼 온전했다. 벽에는 선반이 가득했고, 그 위엔 장식품과 도자기들이 정리되어 있었다. 중앙에는 먼지가 쌓인 책상이 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레이스로 묶인 편지 더미가 있었다. 에밀리가 조심스레 하나를 집어 들었다. 노란빛으로 바랜 종이, 희미한 잉크 자국. “클라라 위트모어.” 그녀가 서명을 읽었다. “이 집 주인이었나 봐.” 편지들은 1923년부터 1924년 사이의 날짜로 되어 있었고, 모두 ‘헨리 벨’에게 보내진 것이었다. “연인?” 리엄이 물었다. “아니면 사랑하면 안 되는 사람이었겠지.” 에밀리가 대답했다. 그들은 차가운 돌바닥에 앉아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첫 편지는 다정하게 시작됐다. “사랑하는 헨리, 당신의 미소가 없는 하루는 너무 길어요. 아버지도 당신을 본다면 내가 왜 당신을 사랑하는지 아실 텐데…” 에밀리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편지들은 저택의 어린 상속녀 클라라와 철도역에서 일하던 남자 헨리의 금지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부모는 두 사람의 사랑을 반대했고, 신분이 맞는 다른 남자와 결혼하라 명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편지의 어조는 점점 어두워졌다. 클라라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도망치겠다고 썼다. 마지막 편지는 1924년 11월 8일 날짜였다. 단 한 줄만 적혀 있었다. “자정에, 무도회장에서. 영원히.” 그 후로 편지는 끊겼다. 에밀리는 편지를 조심스레 내려놓았다. “둘은 결국 만나지 못했나 봐.” 리엄이 고개를 끄덕이며 방 안을 둘러보았다. 뭔가 이야기가 끝나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때 카메라 화면 속 피아노 안쪽에서 은빛이 반짝였다. “에밀리, 저기 봐. 피아노 안에 뭔가 있어.”

다시 위층으로 올라가자 무도회장의 분위기가 달라져 있었다. 공기가 한결 부드러워지고 햇살이 더 밝았다. 리엄이 조심스레 피아노 뚜껑을 열었다. 줄 사이에서 무언가 금속이 반짝였다. 그는 손을 넣어 조심스레 꺼냈다. 그것은 먼지에 덮인 하트 모양의 로켓 펜던트였다. 에밀리가 소매로 닦아냈다. 안에는 진주 목걸이를 한 젊은 여자와 역무원 복장의 남자 사진이 들어 있었다. 이니셜은 회중시계와 같았다. ‘C.W.’ 그리고 ‘H.B.’ 뒤에는 단 하나의 단어가 새겨져 있었다. ‘Forever(영원히).’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서 있었다. 부서진 창문 사이로 햇살이 들어와 로켓을 비추며 방 안을 따뜻하게 밝혔다. “그들은 떠난 게 아니야.” 에밀리가 속삭였다. “그냥… 함께 남은 거야.” 집을 나설 때, 숲은 다시 고요했다. 새들이 안개 속에서 부드럽게 노래했다. 리엄은 아침 햇살에 물든 저택을 마지막으로 사진에 담았다. 진실은 유령도, 저주도 아니었다. 그것은 세월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은 사랑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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